[코로나19] 영국 학교는 휴교하지 않나요?


전지구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 (코로나19, COVID19). 어학연수나 유학뿐만 아니라 여행을 가시는 분들도 많은 만큼 저희같은 영국전문 유학원으로도 문의를 많이 주고 계십니다. 대부분은 “6월에 여행가도 될까요” 같은, 제가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도 많지만 그래도 여러가지 변수들을 챙겨햐하는 만큼 현지 상황에 대해 이래저래 열심히 챙겨보고 있습니다.

매일매일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며칠 전에는 북유럽 여러나라에서 학교를 닫는다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덴마크와 몇몇 나라던 것이, 하루이틀만에 프랑스와 아일랜드까지 번졌지요. 아일랜드가 학교 임시휴교를 결정한 3월 13일 새벽, 제 이메일 박스는 “우리는 휴교해요”와 “우리는 휴교안해요”라는 내용의 메일이 전체 메일의 절반을 넘었는데요, 휴교는 프랑스, 아일랜드, 몰타, 네덜란드, 필리핀 등, 그리고 휴교안하는 나라는 영국이었지요.

한편으론 먼저 한국에 대한 입국제한조치 (정확하게는 대구와 청도에만 해당하지만)를 내렸던 영국은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도 주말사이에 제법 받고 있습니다. 1주일 사이에 급격하게 확진자가 늘고 있고, 한국과 이탈리아 등에 대해 선제적 대응을 한, 심지어 “섬나라” 영국이 자국내 학교에 대한 휴교령을 내리지 않은 것은 왜일까 궁금하던 차, 정답은 아닐 수도 있겠지만 해당 내용에 대한 기사가 올라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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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를 보면, 영국이 학교휴교 조치를 내리지 않은 것은 “그냥”이 아니라, 나름 합리적인 분석에 따른 것인 듯합니다. 현재의 코로나 확산현황, 가용한 의료자원의 범위와 한계, 그리고 추가 방편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적으로 줄여서 말하자면, “학교를 닫는 것은 가장 확실한 방법일 수는 있겠지만, 자가 격리에 준하는 상황을 더 크게 만들면 사회적인 피로지수가 현재 상황에 비해 필요이상으로 올라가 장기적으로는 더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한편으론 한국에서 코로나19 사태 대응초기, 확진자들을 전부 음압병실에 격리하다보니 정작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에 대한 자원이 고갈돼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던 것들이 떠오르기도 했지요. 영국 정부의 대응은 결국 현재 대응할 수 있는 자원의 크기와 현단계에서의 위험을 좀더 단계적으로 분류해서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습니다. 경증 확진자에게는 병원이 아닌 “생활치료센터”에서의 관리로 바꾼 한국에서의 대응방식도 의료자원을 좀더 적절하게 배분하기 위한 조처라는 점에서 비슷한 예가 될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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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정부에서 코로나19에 대해 손을 놓고 있다거나, “포기했다거나” “이제 죽는 일만 남았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한 학생분이 제게 “영국이 코로나 방역 포기했다”는 한국기사를 보내주셨지만….. 원문을 보시면… 사실 거의 명백한 오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보면 “되게되게 엄중한 상황이고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야하는 상황이다” 라고 말을 시작하기는 하지만 “BUT”으로 시작해서 지금 단계에서는 질병의 추적이 아니라 확산의 지연 및 우리의 아픔을 최소화하는데 집중해야하는 시기라고 말합니다. 너무 당연하잖아요…. 국가 지도자가 “우리는 포기합니다…” 그건 항복선언이고, 국가가 국가임을 포기하는, 무정부상태에 빠져드는 입구인데 말이죠..

https://www.bbc.com/news/av/uk-51862282/coronavirus-pm-says-more-to-lose-loved-ones-before-their-time

별도로, 보리스 존슨 총리의 발표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준 자료도 있습니다. 어디도 “포기”, “항복” 이런거 없습니다. https://www.birminghammail.co.uk/news/uk-news/boris-johnsons-coronavirus-speech-full-17915183

아래 “왜 학교문을 닫지 않느냐”는 질문에 답한 정부관계자 역시 비슷한데요, 학교를 닫는 것도 고려하고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 볼 때 다급한 일도 아니고, 당장 급한 일도 아니며 (아마도 최소한 수 주일 후라고), 가장 효과적인 일도 아니라는 답변을 합니다. 캡션에도 나와있듯 “Impeactful” 한 방법이 아니라는 말이죠.

https://www.bbc.com/news/av/health-51869464/coronavirus-government-expert-defends-not-closing-uk-schools

여러 자료를 통해 영국에서 발표한 것들을 종합해보면,

1. 학교 폐쇄 등의 조치는 쉽고 가능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과도하고 불필요하다.

2. 아이들의 집단감염도 가능하기는 하지만 사회전체가 올스톱이 아닌한 영향은 적다.

3. 실제적으로 아이들의 경우 감염 사례가 더 낮게 보고되고 있으며, 대부분 큰 영향없이 지나간다.

4. 충분한 휴식과 물마시기, 손씻기 등의 기본적인 보건 위생 활동을 통해 더 나은 방역을 기대할 수 있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아래 정부에서 발표한 “교육기관들에 대한 코로나19 대응 안내서”에도 볼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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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현재 상황에서 영국정부는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달리 학교 폐쇄 등의 조치를 시행하고 있지 않습니다. 한편으론 이번에 휴교를 하게되면 부활절방학을 포함해 최소 2달 이상을 지나가야한다는 현실적인 문제와 사회적으로 과도한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으며, 다른 연령대에 비해 아이들의 감염 및 증상이 적고, 무엇보다 현재 단계에서의 학교폐쇄는 긴급성이나 영향력면에서 우선 순위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래도…. 뭐.. 코로나19 문제는 워낙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있는 문제이니만큼 안심할 수도, 어느 것도 확정적이지는 않은 상황이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우리가 보는 것처럼 심각한 단계로 판단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추가적으로 내용이 업데이트되는대로 다시 공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